20231107_카스텔 누오보, 플레비시토 광장, 왕궁, 카스텔 델로보, 산타 키아라 교회
내일 나폴리를 떠나야 하기에 동선과 오픈 시간 고려해서 최대한 많이 돌아다니기로 작정하다. 그래서 선택한 나의 첫 번째 목적지는 카스텔 누오보이다.

구들맵이 알려 주는 대로 갔더니 대학과 연결된 카스텔 누오보의 뒤쪽에 닿았다. 카스텔 누오보를 왼쪽으로 보면서 지하철 공사현장을 한참 돌아 마침내 정문에 도착하다.
카스텔 누오보는 “새로운 성”이라는 뜻이다. 시실리의 새로운 지배자가 된 앙주의 샤를 1세가 나폴리를 수도로 삼으면서 1279년 성을 신축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700년이 넘어도 새로운 성이라니. 그러나 내부는 오랜 시간과 파괴를 겪은 흔적이 역력하다.

카스텔 누오보는 15~18세기의 그림들을 상당히 많이 전시하고 있었다.

“동방박사의 경배”인데 흥미로운 것은 동방박사의 얼굴에 당시 왕족의 모습을 그려 넣었다는 것이다. 오른쪽에 서 있는 동안의 동방박사는 젊은 시절의 샤를 5세라고 한다.

카스텔 누오보에서 나폴리만과 멀리 베수비오산이 보인다.


조금 걸으면 플레비시토 광장에 닿는다.

건너편에 웅장한 건물이 있기에 뭔가 했더니 로열 팰리스, 즉 왕궁이었다.
아르떼 카드로 입장하려 했더니 반값인 6유로를 내야 한단다. 첫 두 입장만 무료이고 그 후로 50% 할인이었지! 티켓값이 더 비싼 여기를 먼저 와야 했었다고 뒤늦은 후회를 하다. 역시 시행착오가 심하다.

왕궁에 들어가면 나오는 웅장한 계단.

피렌체나 로마의 궁들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그래도 규모는 크다.
왕궁을 나와 다음 목적지인 카스텔 델로보를 향해 걸어갔다. 아침부터 비가 부슬거렸는데 카스텔 델로보를 가는 중에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진다. 게다가 바닷바람이 거세게 불어 우산 잡는 것도 여간 힘들지 않았다. 온몸이 흠뻑 젖었지만 그래도 조금만 가면 카스텔 델로보에 도달한단 생각에 참고 꿋꿋이 걸었는데…

이게 뭐람!! 문 닫았다!
공사 때문인 것 같은데 구글맵에서는 오픈이라 하더니 이런 황당한 경우라니. 하는 수 없이 앞바다 사진이나 찍고 돌아서다.

다음 행선지 산타 키아라를 가려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근처 성당 건물에 정신이 팔려 있는 새 내가 타고자 한 154번 버스가 지나가는 거였다. 검색해 보니 다음 버스가 한 시간 후에나 오는데 산타 키아라는 2.3km만 걸으면 된단다. 결국 걷기로 마음먹다. 오늘도 20,000보는 가볍게 넘기겠다.
가다 보니 갤러리아 움베르토도 있고 웅장해서 보니 팔라초, 즉 궁전이라는 건물도 있다. 다시 스파카 나폴리 배너도 보이는 것이 나폴리의 상업 중심지를 통과한 것 같다.


광고판에 라구가 있어서 먹으려고 들어갔는데 품절이란다. 그냥 크림스파게티와 와인 한잔 주문하다.



제수 누오보다. 문이 굳게 닫혔다.

산타 키아라 성당. 작고 전쟁의 파괴를 겪은 흔적이 역력하다.

멋진 회랑이 사각형의 안마당 정원을 둘러싸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시클라멘이 이리 무성하게 클 수 있다니.

현대 미술 작품도 전시하고 있었다. 피에타라는데 같은 제목 다른 느낌이다.
산타 키아라를 나선 후 근처 카펠라 산세베로를 방문하려 했더니 오늘 문 닫았단다. 뭔가 나폴리와 잘 안 맞는 느낌이다. 오늘 투어는 이것으로 종료하기로 맘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