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
대형 수트케이스 하나, 대용량 이마트 가방 하나, 백팩 하나, 그리고 21 리터 김치통 가득 하나. 이사 가는 건지. 이고 지고 매고 끌고. 다행히 집을 왕복하지 않고 한번에 차에 싣기 완료.
양구까지 약 188km. 95년 1종 보통을 따고도 최장거리 운전이 38km인데 떨리지 않는 이 무사태평함은 뭘까. 나도 내가 무시무시하다. ㅋ
2시간을 달려도 경기도를 벗어나지 않고 2시간 30분 달려 가평휴게소 들르다. 잠깐의 휴식 후 다시 출발. 역시 강원도는 산이 많다. 30년 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구비구비 도는 것 없이 터널로 직진할 수 있다는 거. 앞만 보고 직진 하자니 약간 지루하다. 초보가 졸릴려고도 한다. 이런 간 큰 운전 미숙자라니. 문명의 발전은 눈가리개한 경주마처럼 주변을 돌아보지도 않고 직진만 하게 만들어 놨다. 가는 길의 아기자기한 자연은 쌩 까고 10시간 걸릴 걸 3시간 걸린다고 좋아라 한다. 그렇게 세상은 빨라졌는데 시간은 왜 부족하기만 하지? 모모에 나오는 시간도둑의 시가 연기로 타서 사라지기라도 하는건가? 게다가 터널 만드는 공사 와중에 얼마나 많은 나무와 생명들이 죽어 나갔을까. 누군가는 개발의 이익을 살뜰히 게걸스레 누렸겠지만, 누군가는 소리 소문 없이 많이도 스러졌겠지..
13:40 양구초 도착. 교문이 걸려 있다. 본부장 전화 안받아서 잠깐 망설이다 학교 대표번호로 전화하고 개문 성공. 돔과 풀 설치, 물 채우기, 적정온도 만들기까지 완료했단다. 둘러 볼 필요도 없이 내일 와서 수업이나 하란다. 좋지. 본부장 차 뒤따라 가서 (2분 거리?) 숙소 근처에 주차하고 "파로호 육개장"에서 늦은 점심 먹다. 최석현 사이트 매니저. 늦은 점심에 밥 두 공기 클리어 한다. 역시 젊은이의 왕성한 식욕은 건강과 활기의 상징.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숙소는 엘리베이터도 없는 3층. 계단은 좁고 가파르다. 특히 무거운 수트케이스. 심호흡 한번에 계단 하나씩 짐을 끌어 올리다. 허리가 왜 나가는지 디스크가 왜 파열하는지 실감하겠다. 진 빠진다. 제법 좁지 않은 욕실과 침대와 책상, 컴퓨터 모니터, TV로 꽉 찬 방.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다. 일단 지쳐서 누워 쉬다. 늙은이가 그렇지 뭐 ㅋ
18:00경 본부장 저녁 먹자 한다. 시장하지 않다고 거절. 정리 하다가 20시경 주변 구경 나가다. 여기가 양구 중심가인듯. Nature Collection, CU, GS25, Mom's Touch 등이 보이고 더 걸어가니 무인까페 보인다. 덕분에 카페인 충전하면서 생활과 머릿속 정리하다. 첫날살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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