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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230504_양구_두타연/양구백자박물관

"양구올구양"에서 예약한 (10시/ 결제금액 6,000원/ 현장에서 3,000 지역화폐 환불받음) 안보관광지 두타연 가는 날이다.  민간인 입장 통제구역 (민통선) 입장 절차로 인해 사전예약시간 보다 최소 1시간 전에 도착하라 해서  07:50분 출발.   약 19km인데 길이 뻥 뚫려서 어이없게 22분만에 도착.   남은 시간은 주위를 둘러 보는 걸로 때우다. 

내가 먼저 공포에 질린다;저 살벌한 철조망
없던 증오도 생기겠다..

그래도 자연은 아름답더라.   산과 개울, 인천에서는 옛날에 져버린 복숭아꽃들, 양봉통의 벌들이 웅웅대는 소리까지.

물 속을 떠다니는 낙화(물철쭉이란다)

차 트렁크 열어서 살피고, 폭탄검사(?) 하는지 차량 스캔까지 받은 후, 살벌한 구호로 무장한 군부대 정문을 통과해서 방역한다고 소독약 뿌리는 터널 통과하고  2km? 정도 달리다.   포장도로도 돌과 흙으로 잔뜩 덮혀 있어서 비포장이니 마찬가지.   자욱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앞차만 보고 달리다.

한반도를 닮았다는데 현재는 심한 침식으로 모양이 망가졌단다

  마침내 두타연 도착. 

출렁다리. 시간 제한 때문에 못 갈 뻔 했으나 막판에 다행히 건넜다.

양구에서 9건의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벌어졌단다.   동행한 노령의 남자들은 이런 사실을 젊은 세대들이 더 알아야 한다고, 교육시킬 수 없냐고 목소리 높이던데 아까 만난 군인들.  영락없는 이십 대 초반의 앳된 얼굴들이다.   그들의 열망이 전쟁의 추억을 미화하여 자신들의 과거의 영광을 되새기고, 북한을 불구대천의 원수이자 박멸 상대라고 미래 세대를 세뇌시켜서 군사적 적개심을 부추길려는 의도라면 동의할 수 없다.    호국영령?  개죽음 당한 불쌍한 청춘일 뿐이다.  평화가 가장 확실한 전쟁의 대안이다.    70년이 넘도록 증오팔이를 해 왔다.   이제 젊은이들이 그들의 세상에서 알아서 살게 두자.  전쟁, 전쟁의 기억, 전쟁의 위협이 없는 세상에서 말이다. 

맨 앞의 내 차.아웃도어를 맹렬히 달린 티가 너무 난다.  박물관 오는 길에 갈림길을 잘 못 들어서 45도 각도 오르막을 왕복하는 고생까지 했다.

석기 시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양구 백자의 역사와 전통을 소개하고 과거와 현대의 도자기를 전시하고 있다.  현대작가들의 작품이 훨씬 더 세련되고 멋있다.   역시 기술은 발전하는 것.    박물관은 꽤 많은 공과 비용을 들인 티가 나지만 크게 인상적인 작품 전시는 없다. 

이미 13:30을 넘긴 시각.  배가 너무 고팠다.    길을 잘 못 들어 헤매다가 눈여겨 본 중국집에 들어가다.   만석이지만 다행히 한 가족이 식사를 끝내고 나가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시래기간짜장(9,000원)을 주문했으나 2인분부터 주문 가능하대서 아쉽지만 짜장밥을 먹었다.    상당히 맛있다.   다음에 시래기간짜장 먹으러 다시 오고 싶다.  

에피소드 하나.   휴대폰을 들여다 보느라 몰랐는데 갑자기 영어 대화가 들린다.   옆을 보니 앳된 군인과 그만큼 앳된 백인 소녀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젊은이들의 연애는 항상 보기 좋다.  어찌된 사연인지 궁금했지만 무례하기 싫어 힐끔거리지 않으려고 최대한 고개를 푹 숙이고 묵묵히 식사만 하고 나오다.    그들의 해피엔딩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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