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20231112_로마 광장과 성당 투어

오늘은 로마에서 지나쳤던 장소들을 저인망식으로 훑기로 했다.   귀국 날짜가 다가오고 로마를 다시 볼 수 없을 수도 있기에 가능한 많은 장소을 기억에 담고 싶기 때문이다.   뜻하지 않게 광장+성당 투어가 되어 버렸지만 24,000보 이상을 걷고 트램과 버스를 타면서 로마를 구석구석 누빈 하루였다.  정리하자면

1. 광장 3개
바베리니 광장 (Piazza Barberini)
콜론나 광장 (Piazza Colonna)
나보나 광장 (Piazza Navona)

2. 성당 5개
성 이그나지오 로욜라 성당 (Chiesa di Sant’Ignazio di Loyola)
프랑스 성 루이 성당 (Chiesa di San Lugi dei Frances)
트레스테베레의 성 마리아 성당 (Basilica di Santa Maria in Transtevere)
성 프란체스코 아시시 성당 (Chiesa di San Francesco d’Assisi a Ripa Grande)
빈콜리의 성 베드로 성당 (Basilica di San Pietro in Vincoli)

그리고 트레비 분수(Fontana Trevi)와 유대인 게토(Jewish Ghetto)이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08:15 숙소를 출발하다.

메트로 A를 타고 바베리니역에서 내리면 바로 바베리니 광장이다.    로마의 큰 광장에는 큰 분수가 있는 경우가 많다.   바베리니 광장에도 분수가 있는데 트리톤 하나가 고둥의 물을 마시는 소박한 디자인이다.  


다음 구글맵 검색은 트레비 분수.   로마까지 가서 트레비 분수도 안 보고 왔다 하면 왜 갔냐는 구박을 받을 것 같다.   의무감에 찾아간 곳이지만 역시 랜드마크가 될 만하다는 점 인정.   바다의 신 오세아누스가 풍요와 건강의 여신을 좌우에 두고 아래에는 거친 바다와 평온한 바다를 상징하는 두 트리톤이 해마를 타고 있다. (Lonely Planet 설명)   거대하고 멋진 조각이고 흥분시키는 규모와 묘사이다.


근처에 퀴리날레 궁과 국립박물관 바베리니 궁이 있어서 찾아갔는데 퀴리날레는 시간 전이라 그런지 굳게 문 닫혀 있고 바베리니 궁은 공사 중 폐관.  연타석 관광 실패. ㅋ

다음은 콜론나 광장.   176년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전승기념으로 세워진 원주가 있다.  역시 오랜 세월과 풍화작용을 겪은 흔적이 역력하다.  거대한 원형 기둥의 벽에는 전쟁장면이 빼곡히 새겨져 있고 꼭대기에는 바울의 동상이 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긴 칼이 선명히 보인다.   왜 장검이 바울의 상징이 됐을까?   알아봐야겠다.


Galleria Doria Pamphilj도 보인다.  개인 박물관이라 미리 예약해야 하고 입장료도 비싸다.  (16유로.  온라인 예매하면 17유로)   패스.  

돌아서는데 저 멀리 익숙한 건물이 보인다.  거대한 청동기마상과 정면의 전쟁의 여신.  아,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기념관이구나!    로마에 아흐레 머물다 보니 이젠 익숙한 게 보인다.  콜로세움이나 비아 델 포리 임페리알리는 말할 것도 없고 산탄젤로나 산타 마리아 인 아라찰리 성당 같은 건물을 보면 반갑다.  

다음은 Chiesa Sant’Ignazio di Loyola, 성 이그나티우스 로욜라 성당이다.   이 성당은 Luigi Gonzaga 성인의 유해를 모시고 있다.   그는 로마에서만 60,000명 이상이 흑사병으로 죽은 해 병자들을 헌신적으로 돕다가 23세에 사망했단다.  조각상으로 남은 그의 앳된 얼굴이 안타깝고 애닯다.


이 성당은 천장에 그려진 가짜 돔(코폴라)이 유명한데 바닥에 표시된 작은 노란 점에 서면 확실히 실감할 수 있다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거울이 성당 가운데 있고 그 앞에 긴 줄이 있다.  멋모르고 서서 오래 기다렸는데 실제 거울에서 보여 주는 건 천장화다.  시간 낭비한 느낌.  


다음은 Basilica di Sant’Agostino.  카라바조의 ”순례자들의 마돈나“라는 그림이 유명하다던데 무사히 보고 오다.



다음은 Chiesa di San Luigi dei Francesi, 프랑스 성 루이 성당이다.  당시 로마에 있던 프랑스인 공동체의 종교적 중심지로 사용되던 성당인데 카라바조의 마태 3연작이 유명하다.  항상 하던 대로 오른쪽 문으로 들어가서 오른쪽 회랑벽에 걸린 그림부터 천천히 감상하며 가다.  중앙 제단을 거쳐 왼쪽 회랑을 지나 카라바죠의 마태 그림으로 다가가는데…

갑자기 경비가 오더니 삼엄한 어조로 다 퇴장하란다!   전혀 사정 봐주는 목소리가 아니다.  아마 미사 시간 때문인 듯한데 일요일에 성당 투어하니 이런 단점이 있다.  눈앞에서 놓쳐버린 카라바조!   쓸쓸히 돌아 설 수밖에.  

다음은 나보나 광장.   세 개의 분수가 있다.   가운데가 가장 크고 베르니니의 걸작이다.   4대 강을 상징하는 네 개의 조각상이 있다.  


다음은 버스를 타고 유대인 마을(Jewish Ghetto)에 가다.  평범해 보이는 마을이지만 다윗의 별과 코셔푸드 식당이 정체성을 짐작하게 한다.   점심으로 Platto del Giorno와 백포도주 한잔 먹다.   생애 첫 코셔푸드인데 내 입으로는 차이를 모르겠다.   코셔 빵집에서 페스트리도 좀 사다.


다음은 트램을 타고 Basilica Santa Maria in Trestevere로 향하다.  트램이든 버스든 방향 잡기가 까다롭다.  반대 방향으로 갔다가 내려서 다시 역방향 트램 타고 목적지로 가다.


가기 전에 카푸치노 한 잔 먹고 카페인으로 각성시켜 주고


뜬금없는 단테 집도 지나치고


돌아서서 로마를 횡단하는 테베레강도 구경하고


Basilica di Santa Maria in Trastevere 성당으로 들어서다.    멋진 모자이크상 구경 잘하고..


다음은 Chiesa di San Francesco d’Assisi a Ripa Grande이다.   오후 3시가 넘은 시간이라 성당 내부는 상당히 어둡다.  목적했던 루도비카 수녀의 희열 조각상을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사진은 그런대로 찍혀서 다행이다.  


마지막으로 버스를 타고 멀리 있는 Basilica San Pietro in Vincoli에 갔다.   콜로세오 정거장에서 내려서 안으로 좀 걸어가면 당도한다.   오로지 미켈란젤로의 뿔 달린 모세상을 보기 위해 온 거다.

제단 오른쪽 옆에 있는 모세상은 신도석을 향해 얼굴을 돌리고 있어서 “너 왔구나. 반갑다”라고 말을 걸어 주는 것 같다.   4시가 넘어 꽤 어두운데 다행히 이 성당은 조명을 밝혀준다.   돈 내고 조명 켜야 하는 성당도 많다.


긴 하루였고 하도 여기저기 다녀서 글로 남기기도 어렵다.  그래도 로마를 거의 마무리한 느낌.   내일은 월요일이라 박물관들 휴관한다.   나도 쉬어야지.